천안 25년 된 유령대학을 아시나요? (건물 방치, 재단비리, 대학구조조정)

2026. 3. 22. 22:43카테고리 없음

솔직히 저는 대학 건물이 25년째 방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충청남도 천안의 한 야산 자락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대학 건물 두 동이 지금까지도 텅 빈 채로 서 있습니다. 여러 재단이 이곳에서 개교를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정식으로 학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 사례를 보며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묘한 쓸쓸함이었는데요. 한때는 수많은 학생들이 오가고 청춘이 채워질 공간이었을 건물이 이렇게 버려져 있다는 게 쉽게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재단까지 실패한 건물방치 과정

이 건물의 시작은 1990년대 후반 두만학원이라는 재단이 국제정보대학을 세우겠다고 나서면서부터입니다. 당시는 대학 설립 붐이 한창이던 시기였는데요. 여기서 '대학 설립 붐'이란 출생률이 높았던 시기에 태어난 학령인구가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학 하나만 세우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던 시대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공사와 동시에 교수 임용을 진행하면서 검은 돈이 오갔다는 점입니다. 결국 2000년대 초반 비리가 터지면서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었고, 국제정보대학은 개교도 못한 채 좌초했습니다. 제가 이 과정을 보며 놀랐던 건, 건물은 어느 정도 완공되었는데도 교육부 인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후 예인학원이라는 법인이 건물을 인수하면서 재도전에 나섭니다. 이들은 건물에 '예일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미국의 명문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를 연상시키려는 의도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2003년에는 공사 중 산불이 발생했고, 2004년에는 교수 초빙 공고까지 냈지만 2005년 개교 목표는 결국 예산 부족으로 무산되었습니다.

마지막 시도는 2006년 한국유통물류대학 설립추진위원회였습니다. 이들 역시 2007년 개교를 목표로 했지만 재정 문제와 교수 구성 문제로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백석대학교가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되었고, 2008년 예인학원은 결국 건물과 땅을 전부 압류당한 채 폐업했습니다.

재단비리와 정책 실패가 남긴 흔적

이 사례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단순히 재단의 무능함이 아니라, 당시 대학 설립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하던 비리 문제입니다. 교수 임용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것은 이 건물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사립대학 설립 과정에서 유사한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 문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출처: 교육부).

저는 개인적으로 이 건물이 방치된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대학 설립 인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정부는 대학 정원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추진했는데, 여기서 '대학 정원 확대 정책'이란 고등교육 기회를 넓히겠다는 명목으로 신규 대학 설립을 장려한 정책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정책이 학령인구 감소 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출생아 수는 연간 24만 명 수준으로, 1990년대 65만 명 수준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입니다(출처: 통계청). 이런 상황에서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천안의 이 건물은 그 전환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구조조정 시대의 현실과 전망

제가 직접 이 영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옆 백석대학교와의 대비였습니다. 백석대는 최신식 건물을 갖춘 정상 운영 중인 대학인데, 바로 옆에는 25년째 유령처럼 방치된 건물이 있다는 점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백석대 학생들이 이 건물을 담력 테스트 장소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이 시대 대학의 명암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현재 대학가 주변 상권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대학생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었고, 음주 문화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대학 주변에 가게를 내면 무조건 장사가 잘 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저는 실제로 몇몇 대학가 상권을 방문해봤는데, 방학이 아닌 학기 중에도 예전만큼 활기차지 않더군요.

이 건물이 다시 활용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2013년 이후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본격화했고, 전체 정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학 구조조정'이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여 정원을 축소하거나 대학 간 통폐합을 유도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2015년에는 감정가 33억 원으로 경매 공고가 났지만 매각되지 않았습니다.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백석대학교의 캠퍼스 확장용 인수 정도인데,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솔직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백석대가 이 건물을 인수할 실익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결국 이 건물은 한 시대의 욕망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유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 생각에 이런 사례는 단순히 과거의 실패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앞으로의 교육 정책과 지역 개발 계획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은 이미 깨졌고, 이제는 교육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근본적인 재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천안의 이 유령 대학 건물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시대를 읽지 못한 선택이 얼마나 오래 흔적을 남기는지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HuFiGzYVtE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