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18. 01:42ㆍ카테고리 없음

미국은 왜 지금 이란을 쳤을까요? 저도 처음엔 이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개입을 싫어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2025년 2월 말 갑작스러운 이란 공습 소식을 접하고 나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국면 전환이나 정치적 계산이라고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거든요. 국제 정세를 들여다보니 미국의 이번 결정은 훨씬 더 긴 호흡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동에서 손을 떼려는 미국, 그 과정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변수, 그리고 중국 견제라는 최종 목표까지 연결되는 그림이었습니다.
협상 결렬과 군사 행동의 타이밍
2025년 2월 17일 협상이 결렬된 직후, 미국은 원래 2월 21일 공격을 계획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측에서 고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결국 2월 28일 공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공습으로 IRGC(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하메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고위급 장성들이 사망했습니다. 여기서 IRGC란 이란의 정규군과 별도로 운영되는 정예 군사 조직으로, 단순한 군대가 아니라 이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 집단입니다(출처: 미국 의회조사국). 저는 처음에 이 조직의 경제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했었는데, 자료를 보면서 이란 내부 권력 구조가 얼마나 복잡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쿠시너와 위트코프를 통해 10년간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을 요구했고, 그 이후 제한적 농축만 허용하되 민간 핵 연료는 미국이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란은 이를 거절했고, 미국은 거절 시 군사 옵션을 사용하겠다고 분명히 통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란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리비아의 카다피나 이라크의 후세인처럼 핵을 포기한 독재자들의 말로를 생각하면,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제가 흥미롭게 본 지점은 이 공습이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수순이었다는 점입니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제거할지에 대한 노킬 리스트까지 작성되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니까요. 이란 내 온건파를 살려두고 말이 통하는 인물을 통해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중동 재편과 미국의 역외 균형 전략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더 큰 이유는 중동 전체의 판을 다시 짜려는 전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NSS 2025(국가안보전략)와 NDS(국가방위전략)를 보면 미국이 중동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한다는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출처: 백악관). 하지만 그냥 떠날 순 없습니다. 중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 간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MEAD(중동 통합 방공망)를 완성한 뒤 물러나려는 겁니다.
MEAD란 Middle East Air Defense의 약자로, 미국과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걸프 국가들과 통합하여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겠다는 구상입니다. 쉽게 말해 각국이 따로 방어하는 게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하나의 레이더망으로 연결되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협을 격추하는 시스템입니다. 제 생각엔 이게 완성되면 미국은 중동 안보를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에게 맡기고 뒤로 물러서서 관리만 하는 구조가 될 겁니다.
이런 전략은 닉슨 독트린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1960~70년대 닉슨 행정부는 "미국이 세계 경찰 노릇을 그만하고 지역 안보는 그 지역 국가들이 책임지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동맹국들이 스스로 역내 패권국을 견제하거나, 아예 역내 패권국이 되어 지역을 통제하도록 하는 방식이죠. 트럼프 1기 때 맺었던 아브라함 협정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UAE·바레인 등이 수교하면서 경제 교류와 군사 협력이 크게 늘었고, 이게 MEAD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전략을 보면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SS와 NDS 모두 한국이 북한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거든요. 결국 미국은 중동에서든 동아시아에서든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안보를 동맹국에게 넘기려는 겁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스라엘-걸프 국가 관계 정상화
- MEAD 완성으로 중동 안보를 지역 국가들에게 이관
- 미국은 중국 견제에 자원을 집중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안보 변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1%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입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으로, 해상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약 13%가 이란에서 옵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중동 전체의 원유·천연가스 수송이 막히고,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의외였던 건 중국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이란과 중국은 2021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고, 중국은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에서 중국은 "우리는 이란을 응원한다" 정도의 말만 할 뿐 실질적인 지원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이고요. 이란 입장에서는 동맹이라고 믿었던 나라들이 말로만 지지하는 것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이란은 우회 압박 전술로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정유 시설까지 드론으로 타격했습니다.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압박을 가해 전쟁을 조기에 끝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에 여러 차례 이란 공격을 요청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사우디는 부인했지만요). 빈살만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우리도 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한 바 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미국 내 여론도 악화될 겁니다. 미국 국민들은 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 개입에 상당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거든요. 트럼프가 외부 전쟁을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전쟁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여파를 낳고, 결국 국내 정치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선거에서 외교 정책은 큰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유권자들이 관심 있는 건 슈퍼마켓에서 사는 소고기 한 팩 값이고, 주유소에서 넣는 기름값입니다. 전쟁이 길어져서 유가가 오르면 트럼프에게도 부담이 될 겁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이란 공습은 중동에서 손을 떼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고,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하지 않으면 중동 안보를 지역 국가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동시에 중국 견제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중동 문제를 정리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전쟁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미국이 왜 지금 이란을 쳤는지는 이제 조금 더 명확해졌습니다. 앞으로 이란 내부의 권력 재편과 중동 질서 변화를 주목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